킥스타터에 신작 보드게임 런칭하기 EP6 - 룰북 완성

Gunho Kim

1,388

2019-3-27 오후 7:40

IP: 210.178.***.***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5

'샤오리아: 전국시대'의 프로토타입 룰북이 완성되었습니다.

룰북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만 아직 한글판이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한글화를 해서 한번 더 공유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운로드 링크: http://bit.ly/Shaolia_Rule

룰북이 완성된 기념으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게임 기획과 룰북 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아이디어 얻기

저는 개인적으로 캐슬오브버건디나 마르코폴로 같은 '주사위 놓기' 게임을 좋아합니다.

주사위의 눈금이 높을수록 유리하고 낮을수록 불리한 방식이 아니라, 주어진 주사위 눈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의사결정이 좋았습니다.

샤오리아의 근간이 되는 메커니즘 역시 이런 '주사위 놓기'를 이용해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탄생했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보드게임긱에 등록 되어 있는 주사위 놓기 게임들의 룰북을 읽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런 노력이 직접적으로 게임 기획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이디어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플레이어마다 영토를 갖고 있고, 그 영토에 다양한 건물을 건설하고, 주사위놓기를 통해 건물들의 능력을 활성화 하는 게임"

캐슬오브버건디나 마르코폴로처럼 공통 보드에서 모두가 같은 옵션을 갖고 주사위 놓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대로 건물을 지어 영토를 성장시키고, 이렇게 성장시킨 자신의 영토에 주사위 놓기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테스트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게임들을 만들고 테스트해봤지만 모두 조금씩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첫 판을 해보고 바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 게임이라면 좀더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서 완성시켜볼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2. 기본 규칙 완성하기

최초 프로토타입에 살을 붙이고 규칙을 정리해 나가면서 하나의 게임이 만들어졌습니다.

규칙을 만들어 나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근간이 되는 규칙은 심플하게, 디테일은 풍성하게"라는 저만의 원칙이었습니다.

역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기본이 되는 규칙은 복잡하지 않아 쉽게 배울 수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풍성할 때 좋은 게임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정리한 샤오리아의 기본 라운드 구성을 좀 단순화시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매페이즈 : 자신의 영토에 건설할 카드들과 자원을 구입합니다.
건설페이즈 : 구입한 카드 중 원하는 것을 건설비를 지불하고 영토에 건설합니다.
액션페이즈 : 주사위를 굴리고 나온 결과를 이용해 건설된 카드들의 능력을 활성화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구매, 건설, 액션 페이즈를 수행하고 모든 플레이어가 3가지 페이즈를 다 완료하면 하나의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라운드가 종료되면 선플레이어가 바뀌고 다시 구매페이즈가 시작되는 방식입니다.

이걸 누군가가 다음 두 가지 승리조건 중 하나를 먼저 달성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1)상대의 궁전에 12의 데미지를 입혀 파괴하거나

2)18점의 문화점수를 먼저 달성하거나

물론 상황별 자잘한 룰들이 꽤 있지만, 게임의 기본 플레이 방식은 이렇습니다.

게임에는 금화를 생산하는 카드, 광물 자원을 생산하는 카드, 상대를 공격하는 카드, 방어하는 카드, 문화점수를 획득하는 카드, 교역을 하는 카드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카드들이 등장합니다.

따라서 어떤 카드를 건설해 영토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해지며, 매 턴마다 굴린 주사위 눈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술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입니다.

3. 벨런스 맞추기

이렇게 게임의 기본 규칙을 만들었으나, 진짜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은 벨런스를 맞추는 작업이었습니다.

현재 시점까지 거의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계속 벨런스를 맞추고 있으니까요.

저희 팀은 2가지 방법을 이용해 벨런스를 조절했습니다.

1) 계산하기

다양한 능력을 가진 카드 간의 벨런스를 맞춘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작정 플레이테스트를 하며 접근하기에는 조금 막막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고등학교 때 배웠던 확률과 통계 지식을 총동원하여 카드 능력들의 가치를 계산하고 수학적으로 벨런스를 조절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엑셀을 이용해 이런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주사위 확률을 반영하여 모든 카드의 능력을 '금화'라는 단일 가치로 표현하고 이 금화 가치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 플레이테스트 하기

하지만 저희가 만든 엑셀 모델이 모든 경우의 수를 포함할 수 없기에, 엄청나게 많은 플레이테스트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벨런스 맞추는 작업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더군요!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지금까지 팀원들과 외부 플레이테스터들을 대상으로 총 500회가 족히 넘는 플레이테스팅을 했고, 꽤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벨런스를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4. 룰북 쓰기

벨런스가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온 후에는 지금까지 개발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룰을 정리된 문서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저의 경우 킥스타터를 준비하고 있기에 룰북을 영어로 만들어야 했죠.

룰북이라는 것이 다양한 도식을 동반하기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워드가 아닌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작업을 했고,

이후 일러스트레이터로 디자인을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작성 후 2회에 거쳐 원어민에게 검수도 받았습니다.

여기에 '샤오리아' 대륙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간단한 스토리요소를 추가하여 룰북이 완성되었습니다.

영어로 쓰여진 룰북이라 읽기가 불편하시겠지만,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한번씩 훑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운로드 링크: http://bit.ly/Shaolia_Rule

사실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룰북과 함께 Print & Play 버전도 배포했습니다.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집에 있는 프린터로 카드를 인쇄하고 잘라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버전이죠.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발달했는지 어떤지 잘 몰라서 우선 링크는 공유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프린트앤 플레이버전의 한글화 역시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Gunho Kim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